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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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나만의 바다를 발견하고 싶다
- 작성일
- 2015.10.22
나만의 바다를 발견하고 싶다
-숨바꼭질을 읽고-
전남 목포신흥 5학년 반 고현*
책 속에 내가 있었다.
현주는 자신을 꼭꼭 숨겼지만 나는 볼 수 있었다.
반갑고도 슬펐다. 단숨에 책을 읽었다. ‘이 아이는 뭐지? 나랑 똑같잖아’
책을 읽는 내내 책 속의 현주처럼 숨이 막히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담임선생님께서 숨바꼭질이라는 이 책을 우리 반 친구들에게 추천하신 이유는 어쩌면 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책 속의 주인공처럼 학교에서는 말도 거의 하지 않고 투명인간처럼 지냈으므로….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이 두렵고, 친구들 앞에서면 말이 꽉 막혀 나오지 않고, 늘 숨고만 싶은 현주의 그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내게 큰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었다.
현주가 엄마와 선생님, 미숙이라는 단 한 명의 친구, 이웃 할머니, 그리고 의사선생님의 도움으로 마음이 열리고 입이 열렸을 때는 내 일처럼 기뻤다. 내가 교실 한복판에서 친구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친 느낌이었다.
현주처럼 나에게도 나를 아껴주고 내가 친구들 속으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써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혼자 나를 키우느라 애쓰시는 엄마, 그리고 항상 따뜻하게 나를 품어주시는 학교의 상담 선생님… 하지만 나에게는 미숙이 같은 단짝 친구는 한 명도 없다.
현주가 사실은 말하고 싶어 하고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한다는 것을 현주가 입을 꼭 다물고 있을 때도 나는 알았다. 현주의 반 친구들에게 진짜 마음은 그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하고 자꾸 숨으려고 하는 것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감추고 싶어서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안녕”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입이 안 떨어져 우물거려질 땐 손이라도 흔들 수 있다면 좋겠다고 스스로 다짐해본다. 그리고 선생님께 인사할 때도 마음속으로만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데 이제는 작은 목소리라도 밖으로 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고 싶어졌다.
나는 이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내가 쓴 이 글이 그런 역할을 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와 꼭 닮은 현주가 입을 열었던 것처럼 나도 지금은 조금씩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있다. 날개가 없어 날 수 없는 새 펭귄에게는 넓은 바다와 헤엄칠 수 있는 지느러미가 있듯이, 어쩌면 나에게도 나만의 넓은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아직 그 바다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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