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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dong
- 작성일
- 2021.3.16
아버지에게 갔었어
- 글쓴이
- 신경숙 저
창비
요즘 감성이 너무 메마른 것 같아서 아직 제가 울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이 책을 구매했습니다.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를 펑펑 울면서 읽었던 사람이라서요. 펑펑 울 각오로 이 책을 샀고, 제 인간성이 아직 살아있음을 뜨거운 눈물로 확인시켜준 책입니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나서, 저는 그 아버지는 이후에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엄마를 잃어버리는 데에 가장 크게 일조한 아버지가 엄마를 결국 찾지 못한 뒤에는 어떻게 사셨을까, 괜히 걱정이 되곤 했어요. 왠지 제대로 못 사셨을 것 같아서요. 노년에 너무 큰 죄책감을 떠안으신 게 아닌가, 우울증에 걸리셔서 아버지까지도 이상하게 된 건 아닐까, 하는 걱정들이 떠돌았지요.
이 책,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저와 같은 고민을 하셨던 분들께 좋은 대답이 될 책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엄마를 부탁해>와 연작이 아닙니다. 각자 다른 사람과 가정을 꾸린 아버지이고 어머니입니다 . <아버지에게 갔었어> 에서는 엄마가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다만, 어머니가 위암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에 간 뒤, 아버지가 혼자 시골에 남아서 집을 지킵니다.
<아버지에게 갔었어> 와 <엄마를 부탁해>는 분명히 다른 두 개의 작품이지만,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읽으면서 <엄마를 부탁해>가 정말 많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왠지 <아버지에게 갔었어>의 주인공인 아버지가 , <엄마를 부탁해>에 나왔던 아버지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두 작품에 등장하는 자식들의 면면이 비슷하고, J시라는 (아마도 신경숙 작가의 고향일 전라북도 정읍시) 동일한 배경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작품에서 모두 작가인 딸이 한 명 등장하며, 서울에서 오랫동안 동생들을 데리고 함께 산 헌신적인 큰 오빠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주로 이끌어 가는 것도 두 작품에서 모두 작가인 '나'로 갔습니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면서, 이 책의 아버지는 어떻게 됐을까? 를 한 번이라도 궁금해하셨던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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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