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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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혼자인 친구 마음 이해하기

작성일
2015.10.22

-혼자인 친구 마음 이해하기 -

<혼자 되었을 때 보이는 것>을 읽고

 

서울 반원 5학년 반 송은*

 

 

어느 날 엄마가 재미있는 책을 찾았다며 여러권을 사다주셨다. 그중 ‘혼자 되었을 때 보이는 것’이라는 책 제목이 한눈에 확 들어왔다. 지금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비슷해서 읽는 내내 공감이 되었다.

이 책은 어느날 갑자기 혼자가 되어버린 시원이의 이야기다. 시원이에게는 혜진이라는 단짝이 있다. 그런데 혜진이가 시원이가 눈병에 걸려 학교에 못 온 사이에 시원이를 배신하고 민경이와 단짝이 되어버렸다. 시원이는 다른 친구를 사귀는 것을 포기하고 당당하고 명랑하게 지내기로 결심한다.

친구 관계는 참 복잡하다.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는 것은 쉽지않다. 성격 차이 때문에 자꾸 서로 기분만 상하게 된다. 친구가 내 마음을 이해해주지 않으면 또 얼마나 속상한지. 게다가 다른 친구가 내 친구와 친해져 나만 쏙 빼 버릴까봐 항상 걱정 속에 살 수 밖에 없다. 또 친한 친구라도 짜증을 내면 비위를 맞추어줄지 같이 화를 낼지 계속 고민하게 된다.

어른들은 항상 친구를 두루두루 사귀어라, 친구 사귀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렵냐고 하시는 데,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 게다가 친구와 놀 시간도 없다. 학교가 끝나면 다들 학원과 과외로 바쁘고 그 안에 여유란 것은 없다. 친구관계는 복잡하고도 어렵다. 하지만 포기할 수도 없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웃을 수 있는 친구가 없으면 정말 외롭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내가 친구 때문에 고민하면 그렇게 머리아프게 힘들어하지 말고 혼자면 어떠냐고 혼자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하신다. 하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 시킬 수도 있다. 혼자가 괜찮은 듯 행동하면 참 재수 없다는 얘기를 들을 수가 있다. 친구관계, 아마 정치보다 어려울 거다.

막상 혼자가 되니, 시원이의 눈에 그동안 보이지 않던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원이는 말없고 조용한 아이 민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민지는 부모님이 이혼을 하셔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아이였다. 민지와 친해지면서 성현이라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도 함께 만나게 된다. 성현이는 축구시합에서 자기 팀을 지게 만들었다고, 재현이의 패거리가 괴롭히고 있는 친구였다. 시원이는 민지가 성현이에게 용기를 주는 아이란 걸 알게 된다.

이 대목에서 나의 ‘혼자’라는 것에 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시원이는 혼자였기에 민지가 가난하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어도, 괜찮은 아이란 것을 알았다. 혼자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깨지 못했을 편견들을 말이다. 나는 과연 우리반 친구들을 잘 알고 잘 판단하고 있을까? 우리 반에도 혼자인 친구들이 있다. 짝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아이,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다른 애들보다 더 많이 욕을 먹는 아이들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친구들을 꺼려했었던 것 같다. 그 친구들을 잘 알지도 못하는 데 말이다.

민경이에게 실망한 혜진이는 시원에게 사과를 하고 다시 친하게 지내자고 한다. 하지만 민지 때문에 시원이는 마음이 계속 불편했다. 어느날 시원이는 재현이네 패거리가 성현이를 괴롭히는 것을 보고 민지와 함께 쫓아간다. 민지는 성현이를 위해 재현이와 싸우게 되는데, 다음날 재현이 엄마가 재현이 팔이 부러졌다며 교실로 찾아와 민지를 다그친다. 재현이의 잘못인데, 민지가 혼나는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던 시원이는 벌떡 일어나 재현이가 성현이를 괴롭혔다고 말한다. 이어 혜진이가, 그리고 반 아이들이 앞다투어 재현이가 잘못했다고 말하고 민지와 시원이 혜진이는 삼총사가 된다.

시원이는 혼자가 되었기에 민지처럼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되었다. 또 혼자였기에 친구를 위해 진실을 위해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렇다. 혼자인 것이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일 지도 모른다. 혼자가 아니었더라면, 혼자인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을 테니까.

이번에 우리 학교에서 5학년만 2박3일동안 수련회에 다녀왔다.  다른 친구들은 버스에서 짝이 누구네, 같은 방 쓰게 될 친구는 누구다, 하며 들떠있었다. 그런데, 그 혼자인 친구는 가지 않았다. 어차피 혼자일 테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친구의 마음이 이해가 갈 것 같다. 이번 수련회에서 잘 몰랐던 친구들도 같이 한방에서 자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훨씬 친해지게 되었다. 그 친구도 왔다면 조금이라도 더 친해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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