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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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팝콘 교실을 읽고
- 작성일
- 2015.10.22
팝콘 교실을 읽고
전북 전주만수초등학교 4학년 반 김가*
동시집 ‘팝콘교실’을 읽었다. 총 50개 이상의 시가 담겨있는 이 책에서 내 생각, 또 나의 경험과 아주 비슷한 내용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엄마는 내게 항상 잔소리를 하신다. 대부분의 잔소리에 나는 귀를 막고 고개를 저으며 듣기 싫어하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항상 인정하는 편이다. “차 조심해라”, “음식 남기지 마라”, “뛰어다니지 마라” “나희(내동생)와 싸우지 마라” 등등. 온통 ‘하지 마라’는 말씀뿐이다.
분명 틀리지 않은 말씀이고, 내 태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하신 말씀일 거라 생각한다. 나를 위해서, 귀찮음에도 불구하고 싫은 소리를 하시는 엄마가 어떤 때는 이해가 된다.
문현식 선생님이 쓰신 ‘네비게이션’이라는 제목의 시에서도 엄마의 잔소리가 계속 반복되는 네비게이션과 같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처럼, 우리 엄마의 잔소리는 오늘도 역시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난 엄마의 잔소리가 끊기면 갈 곳을 잃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엄마가 나에게 나쁜 말을 한 적은 없다. 단지 같은 말을 자주 반복해서 말하는 것 뿐이다. 엄마가 해주시는 말들은 모두 내 인생에 네비게이션이 되고 싶어서 하시는 것이라 이해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시를 보며 나 뿐 아니라 모든 어린이들이 다 나처럼 엄마의 네비게이션에 따라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비록 가끔 짜증도 나지만 말이다.
‘벽지가게’란 시도 역시 인상 깊었다. 아침에 학교에 갔다가 학원에 들르고, 다시 집으로 오고····. 이렇게 난 변함없이 반복되는 생활을 한다. 지루하기도 하고, 쉴 틈이 없다고 생각하니(엄마는 이것에 대하여 절대 인정하지 않으신다) 어떤 때는 힘이 든다.
하얀색의 거실 벽지, 조금 진한 하얀색의 안방 벽지, 조금 더 진한 하얀색의 내 방 벽지는 진한 정도만 다를 뿐 하얀색이라 부를 수 있다. 내 생활이 항상 반복되고 비슷한 것처럼 우리 집 벽지색도 하얀색 안의 무늬만 다를 뿐 비슷하다. 벽지와 난 어쩜 그렇게 닮았을까? 밋밋한 벽지보다 아기자기 하고 예쁜 그림이 많이 들어있는 그런 벽지가 내 벽이라면 좋겠다. 아니 나 뿐 아니라 이 세상의 어린이들이 좀 더 재미있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 학생용 벽지가 더 다양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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