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관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보기만 해도 화가났고 지금 다시 생각 해도 화가 난다. 그런데 그 시기를 겪고 있는 이강산의 이야기를 책에서 보니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특히 이마에 X 표시를 그렸을 때는 일본에 대한 화가 온몸으로 표현될 정도였다.

주인공 강산이는 일본의 창씨개명을 하라는 압박에도 할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하지 않고 버티다가 결국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옆 집 순덕이 누나까지 끌려가는 걸 보자 강산이는 누나도 그럴까 봐 너무 두려워졌다. 할아버지는 끝내 반대하시고 두려웠던 강산이는 할아버지가 아끼는 족보를 감춰버린다. 할아버지는 앓다가 돌아가신다. 족보를 돌려놓고 울음을 터트리자 집안 어른은 세상이 잘못되었다며 강산이를 용서해 준다. 결국 강산이는 창씨개명을 하고 학교에 돌아갔으나 머지않아 광복이 되고 달래 골에는 노랑나비가 돌아온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이마에 X표시를 그린 장면이었다. 내가 일본인이었어도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말로만 듣던 민족말살정책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섭고 비열하고 치사한 줄은 몰랐다. 아이들에게 학교를 못다니게 하는 것도 모자라 얼굴에 X 를 표시하다니. 인격을 심하게 모독하는 것이 정말 나쁘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일제강점기의 강산이었다면 화가 폭발해서 창씨개명 안 한 채로 학교에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선생님께 이렇게 말할 것이다.

“선생님, 왜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사람은 학교에 올 수 없나요?”

분명 혼났을 것이지만 난 버틸 것이다. 왜냐하면, 누가 뭐래도 내 이름은 한국인 유준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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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내 이름은 이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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