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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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기아의 실체

작성일
2017.11.07

 

기아의 실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경기] 김포운양초등학교 5학년 3반 김유*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독서 동아리 활동 때문이었는데, 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책과는 많이 달랐다. 판타지도 아니고, 공상과학소설도 아니다. 일상 소설도 유머소설도 아니다. 기아에 관한 책이었다.

 

이 책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기아에 대해 질문하고 아버지가 대답을 해 주는 형식이다. 아버지인 장 지글러가 유엔에서 일해서인지, 이 책에는 여러 가지 후원, 구호 시설과 세부설명이 나온다. 그 때문에 조금 어렵기는 했지만 자세히 알기에는 알맞았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기아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수박 겉핥기 수준’이랄까? ‘아프리카 사람들은 모두 가난하고, 선진국 사람들은 후원을 가득 해 주겠지. 아프리카는 세계 최고로 가난한 나라겠지’와 같은 고정관념만 머릿속에 뿌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게 된 순간, 나는 ‘기아’가 장난으로 들먹거릴 단어가 아니란 걸 바로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놀랄 만한 것들이 아주 많았다. 워낙 기아에 대해 잘 몰랐던 탓도 있겠지만 잘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놀란 것은, 바로 생산되고 있는 식량의 양이다. 음식이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들. 나는 세계의 음식이 부족하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장 지글러는 아주 대단한 사실을 밝혀주었다. 이 세계에서는 120억 명 정도는 거뜬히 먹여 살릴 양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나올 당시에 세계의 인구는 약 60억 명이었으니, 거의 2배에 가까운 식량이다. 현재 세계의 인구는, 약 70억 명에 가깝다. 120억 명이 먹을 식량만 있어도, 배고픈 사람들은 이 세계의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나는 믿었다. 솔직히 말이 되나? 한쪽에서는 배가 터져 죽고, 또 한쪽에서는 배가 고파 죽으니.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인 지금, 나는 그 많은 식량을 골고루 주는 것도 힘들뿐더러, 그 중 곡물 같은 것들은 가축들이 먹어치우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람도 못 먹는 걸 짐승한테 먹인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비참할 줄은 몰랐다. 특히 옥수수는, 세계의 모든 옥수수의 4분의 1을 소들이 먹는단다. 이대로 가축이 불어나면, 가축들이 먹는 농산물의 양은 4분의 1이 아니라 3분의 1이 될 지도 모른다. 사람보다 동물이 중요한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두 번째로 내가 놀란 것은 가장 많이 굶어 죽는 사람들이 식량을 생산하는 농부란 사실이다. 놀라기보다 어이가 없었다. 식량을 생산하여 파는 사람들이 식량이 없어서 죽는다는 소리지 않은가. 이건 옷가게의 주인이 옷이 한 벌도 없다는 말과 다를 게 없다. 매번 낭만적인 농장 소설을 읽어서였는지 더욱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평화로운 마을에서 즐겁고 순수하게 지내는 하이디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이 책에 나오는 가난한 사람들은 가뭄이나 홍수 때문에 마음을 졸이고, 병에도 잘 걸리는 약한 사람들이었다. 아직도 이 대목만 읽으면 코끝이 찡하다.

 

이렇게 비참함과 절망으로 가득 찬 이야기에서도 영웅과 같은 사람이 나왔다. 토마스 상카라. 부르키나파소의 개혁가. 이 사람은 다른 나라의 후원만 기다리지 않았다. 나라 안에서 새로운 발전의 길을 열었고, 부르키나파소를 개혁의 길로 이끌었다. 자신의 절친한 동지였던 블레이즈 콤파오레에게 살해되기 전까지, 부르키나파소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고 한다. 못된 배신자 같으니라고. 아직도 콤파오레를 생각하면 이가 부득부득 갈린다. 얄미운 콤파오레가 대통령이 된 이후로 악화되었다고 한다. 상카라가 제 명대로만 살았다면 부르키나파소는 더 나은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그렇게 배신할 거라면 처음부터 함께하지 말 것이지. 내가 정의로운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만은 옳지 않다는 게 뚜렷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모르는 단어도 많고 무엇보다 ‘기아’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읽는데 힘이 들었다. 하지만 읽고 나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직후에는 더 많은 후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들과 토론도 해 보고, 여러번 생각해 보니, 우리가 후원을 해 주기만 하면 그 나라가 스스로 발전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차라리 그 지역과 나라에 맞는 기술을 가르쳐주자는 의견에 적극 찬성한다. 그럼 스스로 발전할 수도 있고, 큰 후원이 없더라도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재미를 위하여 읽을 수 없다. 기아는 현실에 존재하는 심각한 문제이고, 우리는 기아에 대해 잘 알아두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꼭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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